[고향사랑기부제][협의회지자체기사] '고향 사랑' 답례품보다 지정기부로 매력 업!

관리자
2023-08-22
조회수 541

‘고향 사랑’ 답례품보다 지정기부로 매력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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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식 ‘고향사랑e음’선 지정기부 어려워 한계
지자체 ‘민간플랫폼 활용’ 행안부 ’사용말라’ 제동
“상한액 등 확인 어렵다” vs “기부자 확인 가능”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은 E.T야구단 모습. 광주 동구 제공.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은 E.T야구단 모습. 광주 동구 제공.


 고향사랑 기부 대가로 개인에 대한 답례품보다 지역사회 자산을 살리는 보람을 선사하는 프로젝트가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 동구청이 선보인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해 광주극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를 가능케 하는 지정 기부 민간 플랫폼 활용에 대해 행안부가 기부자 주소와 기부 상한액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중단을 권고하고 나서면서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지정 기부 싹이 사그라들 것으로 우려된다. 광주 동구는 민간플랫폼에서 행안부가 제기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서 지속할 방침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2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각 지자체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지정 기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광주는 동구의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 ‘E.T 야구단 지원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지정기부는 지자체가 기부금으로 추진할 사업을 발굴해 제시하면 그 사업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사업 자금을 기부하는 것이다.

 동구의 E.T 야구단의 경우, 전국 첫 발달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야구단인데, 기존 민간의 후원이 끊기면서 운영 중단 위기에 처하자 동구가 이를 지원하기 위해 지정기부를 시작했다.

 연습장 마련 및 장비 구입 등을 위한 모금 목표액은 10억 원이다.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의 경우, 올해로 88주년을 맞은 광주극장의 재정적 기반 확보를 위하 시작한 지정기부 사업이다.

 1935년 처음 개관한 광주극장은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호남 지역서 처음으로 조선 자본으로 조선인이 세운 극장이라는 역사적인 공간이다. 동구는 향후 100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설 개선을 위한 15억 원의 지정기부금을 모으기로 나선 것이다.

민간플랫폼 ‘위기브’에 안내된 광주 동구 지정기부 목록.


민간플랫폼 ‘위기브’에 안내된 광주 동구 지정기부 목록.


 농촌 소아과 개설·청년노동자 주택 마련…

 광주 동구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도 지정기부 사업을 속속 진행하고 있다.

 전남 곡성군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협업해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해 주세요’를 지정기부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농촌 지역에 부족한 소아청소년과 진료 개설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울산 동구는 첫 번째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사업으로 ‘청년노동자 공유주택 조성’을 선정했다.

 이는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지역 특성상 선박 수주가 늘면서 일자리는 증가했으나,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청년 취업자가 크게 늘지 않는 것을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발굴한 지정기부 사업이다.

 올해부터 연간 10억 원의 지정 기부를 받아 원룸·빌라 등을 매입 후 리모델링 해 청년 노동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할 계획이다. 인력난 해결과 더불어 청년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목적이 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고향사랑 기부제를 ‘답례품’보다 ‘지역사회 자산’에 초점을 맞추면서, 행안부의 공식 사이트인 ‘고향사랑 e음’ 플랫폼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고향사랑e음 사이트는 기부하면 받을 수 있는 답례품만 나열돼 있을 뿐 지자체의 기금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운 구조인 탓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들이 대안으로 ‘민간플랫폼’ 활용에 나섰는데, 이는 정부에 제동이 걸리고 있어 논란이다.

 강원도 양구의 경우 ‘못난이 농산물 다가치 프로젝트’와 ‘북위 38도 꽃꿀 복원 프로젝트’를 사업으로 내놓았으나, 시행 6일 만에 중단됐다.

 기후 위기에 대응해 못난이 농산물이 버려지지 않고 소비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사라져가는 꿀벌 생태계를 복원해 기후변화에 대응, 꿀벌 집단 폐사로 큰 피해를 입은 양봉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였는데 제대로 시행조차 못해본 것이다.

 ‘위기브’라는 민간플랫폼을 활용했는데, “과열 경쟁이 예상된다” 등의 이유로 행정안전부가 중단 ‘권고’를 한 탓이다. 양구에선 현재 지정기부 사업은 중단된 채 일반기부만 이어가고 있다.

 광주 동구도 비슷한 처지다. 지난 7월 동구는 민간플랫폼 ‘위기브’를 활용해 기부금 모집을 시작했다. 고향사랑e음으로는 사업 취지를 제대로 알릴 수 없고 지정기부를 홍보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 4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중단을 권고받았다.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없는 민간 플랫폼에서는 고향사랑기부금법 시행령 제4조에 규정된 ‘연간 500만 원 이내’, ‘기부자가 주소지 이외 장소’에 기부하도록 하는 규정을 지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기부자 “지자체 돕는다기보다 마을에 보탬”

 광주 동구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공식 사이트인 ‘고향사랑e음’에선 지정기부 사업을 보고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이에 지정기부 사업에 대해 알리고 기부를 받기 위해 민간플랫폼을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 자문 결과, 민간플랫폼을 통해서도 기부자의 거주지와 연간 기부상한액이 확인이 가능하고 주민 여부 등 확인이 가능해 위법 소지가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면서 “행안부에서 제시한 근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동구는 “플랫폼에서 충분히 사안에 대해 고지하고 있다”면서 “중단하지는 않고 계속해 법률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달장애인 E.T 야구단’에 지정기부한 한 시민 A 씨는 블로그에 기부과정을 공개하며 “고향사랑e음은 절차가 복잡하고 지정 기부 항목이 없다는 점이 개선돼야 할 것 같다”면서 “기부를 하는사람 입장에서는 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싶어할 것이며, 어떤 공익적인 활동에 돈을 쓸지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기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구의 발달장애 청소년 야구단 E.T에 기부를 했는데, 지자체를 돕는다기보단 아이들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한 것”이라면서 “기부는 자신이 어떤 사회적 기여를 이루었는지에 따라 돌아오는 효능감이 다르다. 이런 지정 기부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광주극장에 지정기부한 시민 B 씨는 “100년의 시간은 소중한 역사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라면서 “그 가치를 오랫동안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에 기부하게 됐는데, 답례품 이상의 가치를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와 관련 개정 법률안이 올해 10건이 발의된 바 있다. 주요 내용 중 기부자가 기부금의 사용 용도를 지정해 기부하는 ‘지정기부 허용’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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