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가 주최한 제38회 지속가능관광 월례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예술이 만든 공간, 관광이 잇다’를 주제로, 베를린 도시재생의 핵심 사례를 통해 지역의 유휴공간을 문화와 관광의 연결 지점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모색했다. 발제는 하승창 노무현시민센터 센터장이 맡았다. 그는 베를린에서의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냉전 이후 버려진 산업시설과 공공공간이 예술의 개입을 통해 재해석되고, 지역 주민과 예술가의 주도 아래 지속가능한 경제·문화·관광 순환 구조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했다.

베를린의 도시재생은 제도 중심이 아니라 시민 주도형 공간 점유와 실험으로부터 출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화제작소에서 마을 커뮤니티센터로 변신한 ‘우파파브릭’, 맥주 양조장을 예술과 체육 공간으로 전환한 ‘쿨투어 브라워라이’, ‘예술은 먹는 것이다’를 슬로건으로 동네 주민이 직접 만든 문화공간 ‘브롯파브릭’ 등이 소개됐다. 특히 베를린 중심 상권에 위치한 ‘하케셔막트’는 예술가들의 그래피티와 점거운동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한 채 비영리단체에 운영을 맡긴 사례로, 도시 스토리텔링과 유산 보존의 의미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이러한 공간 재생의 배경에는 ‘가난한 도시 베를린’이라는 구조적 조건도 존재했다. 지방정부의 재정적 제약은 민간의 자율성을 막지 못하는 여지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임대료 부담 없이 창작활동이 가능한 유휴공간들이 다양한 문화기획의 실험무대로 전환되었다. 베를린은 현재 유럽 내에서도 예술과 스타트업이 결합된 대표 도시로 성장하고 있으며, 관광 유발 경제효과는 17억 유로(2024년 기준)에 달하고 있다. 이는 예술과 공간, 경제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베를린 하케셔막트 (©건축 회사 그륀투흐 에른스트 아키텍텐 홈페이지)
발제자는 또한 베를린 도시재생의 성공 요인으로 ‘기록과 보존’을 강조했다. 베를린 장벽, 유대인 수용소, 전쟁의 흔적 등 과거의 상처를 숨기지 않고 일상 공간에 스며들게 한 접근이 오히려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방문객을 다시 불러들이는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대인 박물관, 기차역의 희생자 기록, 거리 곳곳의 기념 동판 등은 과거를 기억하게 하면서 현재의 도시 정체성을 구성하는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

▲ 유대인 박물관 (©베를린 시 홈페이지)
질의응답 시간에는 유휴공간을 카페 등 상업시설로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고유의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하 센터장은 “모든 공간이 역동적일 필요도, 느림을 추구할 필요도 없다”며, 도시의 성격과 공간의 맥락에 맞는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기회는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 안에서 가능해진다”며, 행정이 개입할 경우에도 자율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에서 기획자나 창작자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발제자의 결론처럼, 공간을 매개로 한 문화적 실험이 지역 문제 해결의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실감케 한 시간이었다.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는 앞으로도 국내외의 의미 있는 실천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역 자산화와 체류형 관광 전략을 연결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 10월 28일,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가 주최한 제38회 지속가능관광 월례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예술이 만든 공간, 관광이 잇다’를 주제로, 베를린 도시재생의 핵심 사례를 통해 지역의 유휴공간을 문화와 관광의 연결 지점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모색했다. 발제는 하승창 노무현시민센터 센터장이 맡았다. 그는 베를린에서의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냉전 이후 버려진 산업시설과 공공공간이 예술의 개입을 통해 재해석되고, 지역 주민과 예술가의 주도 아래 지속가능한 경제·문화·관광 순환 구조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했다.
베를린의 도시재생은 제도 중심이 아니라 시민 주도형 공간 점유와 실험으로부터 출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화제작소에서 마을 커뮤니티센터로 변신한 ‘우파파브릭’, 맥주 양조장을 예술과 체육 공간으로 전환한 ‘쿨투어 브라워라이’, ‘예술은 먹는 것이다’를 슬로건으로 동네 주민이 직접 만든 문화공간 ‘브롯파브릭’ 등이 소개됐다. 특히 베를린 중심 상권에 위치한 ‘하케셔막트’는 예술가들의 그래피티와 점거운동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한 채 비영리단체에 운영을 맡긴 사례로, 도시 스토리텔링과 유산 보존의 의미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이러한 공간 재생의 배경에는 ‘가난한 도시 베를린’이라는 구조적 조건도 존재했다. 지방정부의 재정적 제약은 민간의 자율성을 막지 못하는 여지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임대료 부담 없이 창작활동이 가능한 유휴공간들이 다양한 문화기획의 실험무대로 전환되었다. 베를린은 현재 유럽 내에서도 예술과 스타트업이 결합된 대표 도시로 성장하고 있으며, 관광 유발 경제효과는 17억 유로(2024년 기준)에 달하고 있다. 이는 예술과 공간, 경제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베를린 하케셔막트 (©건축 회사 그륀투흐 에른스트 아키텍텐 홈페이지)
발제자는 또한 베를린 도시재생의 성공 요인으로 ‘기록과 보존’을 강조했다. 베를린 장벽, 유대인 수용소, 전쟁의 흔적 등 과거의 상처를 숨기지 않고 일상 공간에 스며들게 한 접근이 오히려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방문객을 다시 불러들이는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대인 박물관, 기차역의 희생자 기록, 거리 곳곳의 기념 동판 등은 과거를 기억하게 하면서 현재의 도시 정체성을 구성하는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
▲ 유대인 박물관 (©베를린 시 홈페이지)
질의응답 시간에는 유휴공간을 카페 등 상업시설로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고유의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하 센터장은 “모든 공간이 역동적일 필요도, 느림을 추구할 필요도 없다”며, 도시의 성격과 공간의 맥락에 맞는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기회는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 안에서 가능해진다”며, 행정이 개입할 경우에도 자율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에서 기획자나 창작자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발제자의 결론처럼, 공간을 매개로 한 문화적 실험이 지역 문제 해결의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실감케 한 시간이었다.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는 앞으로도 국내외의 의미 있는 실천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역 자산화와 체류형 관광 전략을 연결해 나갈 예정이다.